서울에서 걷기 좋은 산책로는 많지만, 진정한 자연 속을 거니는 숲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안산자락길은 서대문구 안산(높이 296m)에 조성된 산책로입니다.
안산 중턱을 따라 한바퀴 돌게 되어 있으며, 전체 구간은 7km이지만 저는 절반 코스만 걸었어요.
한성과학고등학교에서 시작해 서대문자연사박물관으로 나오니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경치 감상하느라 중간 중간 많이 쉬어서 그렇지 보통 7km 전체 코스가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안산자락길을 오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3호선 독립문역에서 한성과학고등학교 방면으로 올라가기
2) 서대문구청에서 홍제천 인공폭포 옆길로 올라가기
3)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윗길로 올라가기
각자 편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며, 전체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저처럼 한 바퀴 안돌고 아랫길만 이용해도 됩니다.
저는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출발해 한성과학고-독립문파크빌아파트를 지나 올라갔어요.
안산자락길 시작점까지 가려면 15~20 분 정도 언덕길을 올라야 합니다.
그러면 안산자락길로 들어가는 계단이 보여요.
아래 왼쪽 사진이 먼저 나오는데 무악재하늘다리 방면으로 가려면 이 길로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
저는 능안정-무악정- 숲속무대-메타세쿼이아숲으로 이어지는 아랫길 코스로 갈 거라서 좀 더 도로를 따라 올라가서 오른쪽 사진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안산자락길이 안산 중턱에 있는 숲길이라 초반만 계단이니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 유행인 맨발황톳길도 새로 조성 중에 있었습니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맨발황톳길은 이 글의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초반 계단만 오르면 전반적으로 안산자락길은 경사진 곳은 데크길로, 평탄한 곳은 흙길로 조성돼 있어서 아주 걷기 좋습니다.
안산자락길에 들어서자마자 신선한 숲 향기를 바로 느낄 수 있어요.
반대편 서대문구청에서 올라왔으면 한참 있어야 전망대가 나올텐데, 한성과학고등학교에서 올라오니 금세 전망대가 나옵니다.
미세먼지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이라 사진보다 실제 풍경이 더 또렷이 보입니다.
평생 오르지 못할 북한산, 인왕산, 북악산, 용마산 등 서울 주요 산들의 멋진 위용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안산자락길은 도심 산책로라 중간 중간 체육시설과 쉼터가 참 많습니다.
중간에 능안정과 무악정이라는 정자도 있어요.
정자마다 오래된 벽시계가 걸려 있어서 자꾸 눈길이 갔어요.
음용이 가능한 안산천 약수터도 있습니다.
이름모를 꽃들과 열매들을 보는 것도 숲길을 걷는 재미입니다.
안산자락길에는 꽃무릇이 식재되어 있어요.
여름 한창 예쁘게 피었다가 지금은 저무는 시기이지만 그래도 초록밭에 빨간 꽃이라 여전히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요.
무악정에도 벽시계가 딱! 제 눈은 왜 그런 것만 보이는 건지 ㅎㅎ
무악정을 돌아나와 조금만 더 걸으면 이제 안산자락길의 하이라이트, 메타세쿼이아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산책로 사이로 빼곡히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전부가 아닙니다.
메타세쿼이아숲길을 돌면 넓은 쉼터가 나오는데, 여기서 꼭 잠시 머물러야 합니다.
10m도 넘어보이는 길고 날씬하게 뻗어있는 메타세쿼이아숲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정화됩니다.
가을의 산들바람따라 나무 전체가 흔들리거리는 모습이 진짜 장관이에요.
메타세쿼이아숲을 지나 내려오면 맨발 황톳길을 만날 수 있어요.
발을 씻는 곳도 마련돼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방향, 오른쪽으로 가면 홍제천 방향으로 나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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