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이별 이야기를 다룬 연극 <헤어지는 기쁨>을 보고 왔어요.
이별 공감 로맨스 연극이라는 타이틀답게 사랑하는 연인들이 관람하기 보다는 요즘 자주 싸운다, 최근 이별을 겪었다, 만남과 헤어짐을 자주 겪는 분들이 보면 좋을 공연입니다.
연극 <헤어지는 기쁨>이 공연 중인 지즐소극장은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균관대 방향으로 올라가면 있습니다.
일반 주택 지하에 공연장이 있으며, 규모가 작아서 진짜 소극장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 공연 날짜: 2024.09.09(월)~2025.01.05(일)
- 공연 일시: 월, 금 19:30, 화, 수, 목 17:00, 주말 및 공휴일 14:00, 17:00
- 공연 시간: 80분
- 관람 연령: 만 14세 이상 관람가
- 공연 장소: 지즐소극장
- 티켓 예매: 네이버(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1216614)
"지금 양념치킨 때문에 헤어지자는 거야?"라는 포스터 문구가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데, 실제 남자 주인공 대사입니다.
<헤어지는 기쁨>은 남녀의 생각 차이와 현실적인 문제들을 스토리에 잘 녹여냈습니다.
물론, 완벽한 헤어짐을 약속하고 6개월 후에 이별 파티를 한다는 설정이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연극 <헤어지는 기쁨>은 남녀 두 배우가 80분 동안 이끌어 나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5명의 남녀 배우가 돌아가며 무대에 섭니다.
제가 본 공연은 이별 역에 우효원, 안기쁨 역에 홍리나 배우였어요.
공연장 입구에는 관객들의 깨알같은 포스트잇 응원 메시지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즐소극장은 전에도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제일 앞자리를 배정 받아서 더 새로웠어요.
다닥다닥 붙어있는 쇼파 좌석이며, 좌석이 높지 않아 다리가 좀 불편한 게 흠입니다.
맨 앞좌석은 높낮이 없이 바로 무대랑 이어져요.
배우 분들이 관객석 앞까지 오면 진짜 함께 호흡하는 느낌입니다.
무대는 안기쁨이 홀로 자취하는 집입니다.
사랑을 싹 틔울 때는 소중한 공간이던 곳이 이별을 하고 난 후에는 그냥 생존의 공간입니다.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반어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제목 <헤어지는 기쁨>이 그렇듯이 두 주인공의 이름 또한 그렇습니다.
별아, 기쁨아, 세상 예쁜 이름이 성을 붙이면 이별, 안기쁨이 되는 것처럼 과연 헤어지는데 기쁜 이별이 있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서로의 앞날을 축복하고 응원해 줄 수는 있지만, 헤어짐은 어떤 이유가 됐든 상처를 남기가 마련입니다.
훤칠한 우효원 배우는 익살스러움까지 갖췄고, 깜찍한 홍리나 배우는 겉으로는 당당하나 슬픈 내면의 연기를 잘 보여줬습니다.
두 배우의 호흡이 너무 좋았고, 빈틈 없는 연기로 공연 시간 80분이 훌쩍 지나갔어요.
나의 만남과 헤어짐은 어땠는지, 현재 내 삶과 사랑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억지 웃음이 아닌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연극 <헤어지는 기쁨>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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