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계획도 없이 우연히 서쪽 해안도로를 달리다 발견한 '올레바당체험마을'입니다.
살아있는 물고기 보는 것과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무조건 고고하세요.
'올레'와 '바당' 모두 제주도 사투리로, '올레'는 길에서 집까지 연결된 아주 좁은 골목 비슷한 길, '바당'은 바다를 뜻합니다.
'올레바당체험마을'은 대수포구 항구에 주차를 하고, 하얀등대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왼쪽에 자리잡고 있어요.
사투리 뜻을 헤아려 보면 이름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여기는 제주 전통 테우낚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테우'는 뗏목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로, 해녀들이 해산물 채취 때 사용하거나 물자 이동을 위해 이용한 제주도 전통 배를 의미한다고 해요.
체험 장소가 공원에 놓여진 나무데크처럼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저게 사실 바다 위 테우에 올라가 있는 거예요.
테우낚시 체험은 36개월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인당 1시간에 12,000원의 이용료를 받습니다.
낚시를 하지 않고, 사진만 찍어도 일단 테우에 올라가려면 이용료를 내야 해요.
체험은 매일 총 6번 10:00, 11:00, 13:30, 14:30, 15:30, 16:30 시간대별로 참여 가능하고, 네이버에서 '올레바당체험마을' 검색 후 사전 예약을 할 수 있어요.
저희는 예정없이 지나다가 간 거라 현장에서 결제하고, 체험 시간에 맞춰 진행했습니다.
한여름 땡볕에도 위에 그늘막이 쳐져 있고 바닷바람도 불어서 그리 덥지 않고 충분히 즐길만 했어요.
진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너무 즐겁고 편하게 낚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체험에 참여하면, 아이들도 가볍게 이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릴 낚시대와 새우 미끼를 인원에 맞게 주세요.
낚시바늘이 안보이게 미끼를 깊숙히 잘 끼워야 하는 게 정말 중요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여기 테우낚시체험장은 가두리낚시와 바다낚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요.
가두리낚시는 그물 쳐 놓은 공간에서 미리 잡아둔 물고기를 낚는 형태이고, 바다낚시는 말 그대로 바다 안에 사는 물고기를 잡는 방식입니다.
가두리 안에는 정말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들이 가득합니다.
진심 물 반 고기 반이라 의욕도 뿜뿜 살아납니다.
가두리낚시터에 자리를 잡고 물고기가 낚시바늘을 물기만을 기다립니다.
물고기가 너무 많아 금방 잡힐 것 같지만 가두리낚시터의 물고기들은 아주 훈련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귀신처럼 미끼만 홀랑 먹고 절대 바늘을 물지 않아요. ㅠㅠ
미끼를 엄청 뿌려대며 유인해 보지만, 낚시도 진짜 기술이 필요한 것 같아요.
늘 낚시만 하면 빵마리의 위엄을 보이는 남편.. 옆 가족들이 슬슬 물고기를 낚자 조바심이 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가두리낚시는 포기하고 옆 바다낚시터로 옮겼어요.
새우, 지렁이 등 먹이 냄새를 맡고 온 건지 가두리장이 아닌 주변 바다 밑만 봐도 물고기들이 많이 보여요.
칠전팔기의 노력 끝에 아이가 먼저 물고기를 낚았습니다.
열기 새끼라고 하더라구요.
한 마리도 못 잡고 가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너무 신났어요.
그러자 남편도 힘을 내서 돌돔 새끼를 잡았습니다.
경사났네 경사났어~
낚시로 물고기를 잘 못잡아서 강이나 계곡에서 비닐어항으로 유인해서 물고기 잡는 가족이라 두 마리에도 기쁨의 눈물이... ㅜㅜ
설령 한 마리도 못 낚더라도 괜찮습니다.
꼭 아이들이 낚시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사장님이 아이들 하나 하나 케어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세요.
저희 가족이 작은 물고기만 잡자 사장님이 팔딱이는 고등어를 직접 낚아 아이에게 낚시대를 넘겨 주셨어요.
이 날 잡힌 어종들.
돌돔, 놀래미, 복어, 고등어, 열기 등 다양한 어종들을 만날 수 있어요.
가두리에서 잡은 물고기는 바로 잡은 후 다시 가두리장으로 보내줘야 하지만, 바다에서 낚은 물고기는 물고기 담을 통을 갖고 오면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저흰 모두 즐겁게 방생해 줬어요.
체험 후에는 '올레바당체험마을'에서 생산하는 톳도 선물로 주세요.
'올레바당체험마을'이 한림읍 수원리 마을 기업이라 주변 수산물판매장, 음식점, 까페도 다 연계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여튼 1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너무 신나고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아이 동반해 여행 온 가족들에게 진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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